집을 내놓고 매수자들 몇 명이 부동산 업자와 찾아왔다.
기분이 묘하다. 이런 기분인건가? 모르는 낯선 사람들이 부동산 사람과 함께 남의 집 안방까지 들어와서 눈여겨보고 간다. 가장 내밀한 공간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순간이다. 생전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흥미롭다. 기분이 묘하다.
집 인테리어
매수자 몇명이 찾아와서 구형 집을 둘러보면서 묘한 눈빛을 보낸다. 오래된 주택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자신들도 오래된 주택에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부동산 업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며, 곧 모종의 타협 이야기가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되지 않아서 집이 좀 오래되어서 인테리어 공사를 해야 하니까, 그 가격만큼 네고를 해줬으면 하는 눈치란다. 부동산 사장님은 절대 안 된다고, 원하는 가격이하로는 안된다고 이야기했다면서 넌지시 매수자들이 원하는 가격을 알려준다. 미끼 아니겠는가. 우리가 아쉬우면 그 가격을 덥석 물게 되겠지.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지식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집 인테리어를 알아보니 처음 하는 일이라서 신경이 좀 쓰인다. 몇군데 견적을 받았는데 공사내용을 세세하게 엑셀로 정리해서 보내줬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 세세한 내용을 알아봐야 우리가 알 수 있는 내용이 없다. 큰 덩어리로 알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 배관공사
- 전기공사
- 화장실 공사
- 확장공사
- 새시
- 몰딩공사
- 도배, 장판
- 싱크대
큰 흐름에서는 위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테리어 공사에서 가장 큰 목돈이 들어가는 것은 배관공 사다. 오래된 주택을 새롭게 만들려면 배관을 삭 바꿔야 하는데, 이 비용이 가장 크게 들어간다. 또 전기공사도 새롭게 싹 고쳐서 해야 한다. 확장공사, 화장질, 몰딩, 도배, 장판, 싱크대까지 올수리를 해야지 입주자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돈이 없는데 돈 들어갈 데가 자꾸 생긴다. 구축을 새롭게 단장하지 않으면 전세입자 구하기도 어려운 시장상황이다. 전세가격이 하반기에 점점 떨어질 수 있는 소리도 들리는데, 오싹하다. 전세가격은 떨어지고, 월세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 최악의 상황이다. 가을에 역전세란이 어떻게 가속화될지? 걱정이다.
역전세 폭풍전야
2년 전 전세가격이 최고점을 때릴 때 전세 들어왔던 사람들 만기가 가을로 다가온다.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그 수많은 전세입자들은 그 사이에 반토막 난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집주인들이 돈이 있으면 돈을 돌려줄 것이고, 돈이 없으면 집을 팔아서라도 돌려줘야 할 것이다. 어차피 은행 L.oan 받는 것은 어려울 테니까 말이다. 아파트의 경우라면 전세가율이 30%~70%이니까 경매로 넘어가기 전에 얼마든지 집을 매도해서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세금을 돌려주기 위해서 집을 파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전세금 차액만큼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이자비용만큼을 월세로 지불하는 희한한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가을에 역전세난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시장은 요동칠 것이다. 만약 시장에 집가격이 떨어진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면 집가격은 떨어질 테고, 싼 가격을 잡으려는 실수요자들이 집을 매수하면서 집가격은 다시 반등할 것이다. 이런 박스장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내년 총선즈음 새로운 대책이 발표되면 시장은 어떤 식으로 반응할까. 아무도 알 수 없다. 역전세 폭풍전야라 생각이 드는 이유다.
집 인테리어 세입자 구하기
집 인테리어를 한 후, 세입자 구하기를 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요즘 상황에서는 전세입자들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시장 아닌가? 집 매도시장의 흐름은 판매자, 즉 집을 파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시장상황이다. 이유는 요즘은 실수요자들만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갭투자가 들어올 수 있는 시장상황이 아닌 것이다. 시장은 철저히 실수요자 흐름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집인테리어까지 해야만 세입자를 구할 수 있는 시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집을 내어놓았는데 여기저기 급전세가 눈에 보인다. 가격도 20~30% 정도 싸게 시장에 나온 물건이 보인다. 저 사람은 어떤 급한 사정이 있어서 저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은 것인가. 결국 시장은 하방으로 내려가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인가? 여러 생각이 겹친다.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