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는 날짜 맞추기가 정말 어렵다. 딱 원하는 집이 나왔는데 이사날짜가 안 맞으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이집 저집 보러다니보면, 눈에 쏘옥 들어오는 집이 보인다. 누군가 살고 있는 집에 가서 집을 보는것도 신경쓰이고, 민망하기도 하다. 서로 불편한 짓을 하면서 이사집을 보게 되는데, 마음에 들어서 날짜 때문에 이사를 못하게 되면 정말 짜증난다.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서 짐을 창고에 넣어두고 한달동안 에어비앤비로 여행을 할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세상에나. 돌이켜 보면 참 미친짓이다. 그 이유를 설명해본다.
이삿짐 보관
이삿짐 센터에 문의를 해보았다. 짐을 내려서 창고에 보관하려면 보관비용이 얼마가 되는지 문의를 해보았다. 의외로 창고비용은 싸다. 하루 보관비용이 1만원이 안되지만, 편의상 1만원이라 하자. 한달이면 30만원이 안될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창고비용이 아니다. 이사비용이 2번 든다는 것이다. 일단 집에서 짐을 내리는것은 어차피 내려야하는 것이니까, 지불하는게 맞다. 집에서 창고까지 이동하고, 창고에서 새집으로 이동해야 한다. 창고에서 새집으로 이동하는 것은 어차피 살던 집에서도 새집으로 가야하니까 제외하자. 그렇다면 집에서 창고까지이동하는 비용이 얼마인가인데, 문제는 창고까지 이동하고 다시 창고에 내려놓고, 또 다시 싣는것을 또 하나의 이사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5톤 짜리 이사의 경우 기본비용 백만원이면, 백만원이 추가된다. 사다리비용은 빠진다. 짐을 올릴 필요는 없으니까.
다시 정리하자면 사다리 비용을 뺀, 이사비용이 2번으로 잡힌다. 창고에 한번 내렸다가 올리면 이사비용이 2배로 든다. 창고비용까지 포함하면 결국 사다리비용만큼 추가되는 꼴이니, 결과적으로 이사비용 x 2 배 생각하면 된다.
에어비앤비 한달살기
만약 한달 정도 날짜가 안 맞아서 에어비앤비에서 떠돌이 생활을 한다고 하면, 하루 5만원만 잡아도 한달이면 150만원, 하루 식대까지 생각하면 백만원 추가. 25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실제 여행하면서 살게되면 더 들어가지 않을까. 얼마나 좋은 집을 만나려고 이렇게 돈을 들여야할까. 또 객지에서 한달간 떠도는게 쉬운 일도 아닌데 말이다. 마음껏 여행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까.
정리해보면
이사비용으로 130만원, 에어비앤비 객지생활 250만원, 다 더하면 최소 380만원이다. 이것을 2년 월세로 계산하면 월에 16만원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월세 100만원짜리 집이 월세 116만원으로 둔감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것일가. 세상에 집은 널렸다. 괜히 이상한것에 꽂혀서 객지생활하는것은 아닌것 같다. 왜 그때 그런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